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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이라는 말, 저도 해마다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의지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스스로 찍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접한 회복 탄력성 연구에서 의외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제는 의지력이 아니라 마음 근력, 그것도 몸과 분리할 수 없는 시스템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논리를 따라가며 실제로 적용해본 결과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회복 탄력성, 역경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역경 덕분에
흔히 강한 사람은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찾아본 연구들을 보면, 큰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역경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역경을 겪은 뒤 더 높이 튀어 올랐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란 단순히 "강하게 버티는 능력"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충격을 받은 뒤 원래 상태 이상으로 되돌아오는 심리·신체 통합 능력입니다. 마이클 조던도, 이승엽도, 안데르센도 과정을 들여다보면 추락과 반등의 M자 곡선을 그립니다. 결과만 보면 "저 사람은 원래 재능이 있어"라고 느끼지만, 실제 궤적은 전혀 다릅니다.
이 논점에 대해 "어느 시대에나 세상은 힘들었고, 힘들지 않은 삶은 없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요즘이 유독 더 힘들다"라고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두 입장 모두 부분적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힘듦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을 맞아들이는 태도와 시스템입니다. 같은 역경 앞에서 어떤 사람은 무너지고 어떤 사람은 성장합니다. 그 차이는 역경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 자기 조절력: 충동과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는 능력
- 대인관계력: 타인과 건강하게 연결되는 능력
- 자기 동기력: 스스로 이유를 찾아 움직이는 능력
연구에 따르면 이 세 가지를 마음 근력의 핵심 축으로 봅니다(출처: 한국회복탄력성연구소). 제가 처음 이 분류를 봤을 때는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건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자기계발 구호가 아니라, 뇌과학과 몸의 시스템으로 설명된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심신 일체, 만화 속 초능력은 왜 현실에 없는가
슬램덩크나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면 주인공이 극한의 위기 순간, 엄마 얼굴이 스치거나 여자친구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저도 어릴 때 그런 장면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그런 방식의 정신력 발휘는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심신 이원론(Mind-Body Dualism), 즉 마음과 몸이 별개라는 17세기 데카르트식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여기서 심신 이원론이란 정신은 정신, 육체는 육체로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한다고 보는 철학적 관점을 말합니다. 이 관점에서는 강한 정신력이 몸을 이긴다는 논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해내려면 다음 다섯 가지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해야 합니다.
뉴럴 네트워크(신경망), 내분비계(엔도크리놀로지·호르몬 시스템), 근육 시스템, 혈액순환 시스템, 폐기능과 호흡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령을 들 때도, 공부에 집중할 때도, 실제로 몸 전체가 하나의 회로처럼 돌아갑니다. 근육이 피로해지면 집중력이 먼저 떨어지고, 호흡이 가빠지면 판단이 흐려집니다. 몸과 마음이 분리된 적이 없었던 겁니다.
"마음이 강하면 몸을 이긴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경험 이후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정신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마음 하나가 아니라, 몸 전체 시스템이 같이 받쳐줄 때 가능합니다. 마치 깁스를 한 채 두 달을 보내면 아무리 강한 사람도 팔 근육이 빠지는 것처럼, 마음 근력도 쓰지 않으면 줄어들고, 반복 훈련하면 강해집니다(출처: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마음챙김 기반 훈련 효과 연구).
마음 훈련, 진짜 나를 찾는 것부터 시작된다
마음 근력을 키우는 훈련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명상이나 긍정 확언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접근해 보니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이라는 뇌 영역이 있습니다. 여기서 전전두피질이란 이성적 판단, 계획, 자기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앞부분으로, 충동을 억제하고 목표를 향해 행동하게 만드는 사령탑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두려움이나 불안이 올라오면 변연계(Limbic System), 그중에서도 편도체(Amygdala)가 활성화되면서 이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억제된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결심을 해도 그 결심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뇌가 이미 생존 모드로 들어간 상태라 판단 회로가 작동을 멈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훈련의 첫 단계는 편도체를 안정시키는 것, 즉 호흡과 신체 감각을 통한 내면 소통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잡대 나왔으니 나는 별 볼 일 없다"는 자기 비하,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면, 학벌은 내가 잠시 걸치고 있는 옷과 같습니다. 직업도, 이름도, 차도, 그것이 진짜 나는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을 벗겨내고 남는 것, "이게 컵이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인식의 주체, 그게 진짜 나입니다. 이걸 배경자(Background Self)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관점이 종교적으로 느껴진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보다 뇌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부분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기 존중과 타인 존중이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결국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 뇌 상태를 바꾼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 호흡 훈련: 천천히 숨을 관찰하며 편도체 흥분을 가라앉히는 것
- 고유감각 훈련: 내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느끼는 것
- 자기 긍정 훈련: 나를 존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반복 연습하는 것
이 세 가지가 마음 훈련의 실천 축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론이 아니라 몸으로 반복해야 근육이 붙듯, 마음 근력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만 강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음 근력은 타고나는 건가요, 키울 수 있는 건가요?
A. 선천적 요소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팔 근육이 좋은 사람도 두 달간 팔을 쓰지 않으면 빠집니다. 반대로 꾸준히 훈련하면 약했던 사람도 강해집니다. 마음 근력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시각이 연구에서는 주류입니다. 저는 이 설명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느꼈습니다.
Q. 회복 탄력성 훈련, 얼마나 해야 효과가 나나요?
A. 연구자들은 체계적인 훈련을 약 3개월 지속하면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난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고, 훈련의 질과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3개월이면 충분하다는 분도 있지만, 저는 방향을 잡는 데만도 몇 주가 걸렸습니다. 조급하게 접근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Q. 자기 존중을 하라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하나요?
A. 학벌이나 직업 같은 외적 조건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부터 내려놓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것들은 내가 걸치고 있는 옷일 뿐, 진짜 나와 다릅니다. "지금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있는 이 존재"가 진짜 나라고 보는 관점이 훈련의 근거가 됩니다. 이게 처음엔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실감이 납니다.
Q. 감정 조절이 안 될 때 바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감정은 몸의 반응입니다. 분노가 올라올 때 "분노 물러가라"고 생각하는 건 효과가 없습니다. 심장 박동을 천천히 하려는 의도로 호흡을 길게 내쉬거나, 턱과 어깨 근육을 의식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뇌과학적으로는 더 직접적인 접근입니다. 저는 이걸 알고 나서 실제로 써봤더니 즉각적인 효과는 아니어도 이전보다 확실히 빨리 진정됐습니다.
결론
마음 근력을 키우는 것이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설명이 너무 얕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는 신경망, 호르몬, 근육, 혈액, 호흡이 함께 돌아가는 시스템을 반복 훈련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 진짜 나를 외적 조건과 분리해서 보는 것에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번에 되지 않습니다. 방향을 잡고, 꾸준히 훈련하고,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관심이 생겼다면 회복 탄력성 개념부터 찾아보고, 이후 내면 소통 훈련 방식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