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동안 '버틴다'는 말의 무게를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냥 이를 악물고 참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인내를 연구한 심리학 데이터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버틴다는 것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남긴 "날 수 없다면 달려라, 달릴 수 없다면 걸어라, 걸을 수 없다면 기어가라"는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본질을 꿰뚫은 문장으로 다시 다가왔습니다.시련의 맥락 — 누구나 기어가는 날이 있다인내에 관한 글을 찾다가 76세 노년 운동선수의 기록을 접했는데, 그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았습니다. 알츠하이머, 암, 깊은 우울의 터널, 거기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상실까지.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멈춰서도 이상하지..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성공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동안 정반대로 믿었습니다. 감정은 억누를수록 좋은 것이고, 이성이 앞서야 일이 된다고 생각했죠. 그 믿음이 얼마나 틀렸는지 깨달은 건, 번아웃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을 때였습니다. 정서지능(EQ)이 단순한 심리학 개념이 아니라 일과 관계, 그리고 행복의 실제 구조를 결정하는 요소라는 걸, 직접 부딪혀보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감정편향, 우리는 왜 나쁜 기억만 오래 붙들고 있을까혹시 오늘 하루 칭찬 열 번을 들었는데, 비판 한 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오랫동안 이게 제 성격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인간이 공통으로 가진 심리적 속성, 바로 감정편향(negativity bias) 때..
한국은 학업성취도 세계 3위이면서 흥미도는 31위, 동기부여는 38위입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멍했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왜 즐겁지 않은지, 집중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지 — 그 이유가 이 숫자 하나에 다 담겨 있었습니다. 몰입이 안 되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내면 상태의 문제였습니다.감정조절력 — 억누르는 게 아니라 바꾸는 것몰입(Flow)에 관한 연구를 오래 들여다보다 보면, 제일 먼저 무너지는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능력과 난이도가 맞아야 몰입된다"는 공식입니다. 시카고 대학교 연구진이 정의한 몰입의 핵심 조건이기도 한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 너무 많았습니다.제가 실제로 경험해 봤을 때도 그랬습니다. 과제 난이도와 실력이 딱 맞는 날인데도 몸이 피곤하거나 머릿..